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블록체인 응용확대 등을 담은 정책·입법 권고안에 합의하면서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위는 정보 분산처리를 위한 일반솔루션과 암호화폐를 분리해 블록체인기술을 제도화할 것을 검토하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특히 투자자보호 대책 마련 전제하에 정부가 금지한 ICO(암호화폐공개) 허용 등도 검토하도록 했다.

지난해 9월 ICO를 전면금지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행정부의 더딘 움직임을 보다 못해 국회 차원의 공식 권고를 낸 것이다. 정부가 ICO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 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블록체인 관련 업체들은 싱가포르와 스위스 등으로 나가 ICO를 하면서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투자자들 역시 유력기업 ICO를 사칭한 범죄의 사각지대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국회가 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을 전제로 ICO를 허가해야 한다는 내용의 입법·정책 권고안을 내놓으면서 정부와 국회의 블록체인, ICO 관련 논의가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회 특위가 ICO 허용 권고안을 마련했지만 일각에서는 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 등 관련 전제조건에 대한 논의 등을 고려한다면 실제 제도화되는 속도가 더디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미국도 ICO를 전면 금지하는 게 아니라 ICO를 증권으로 간주해 IPO에 준하는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면서 “사기가 판을 치지 않도록 투자자 보호 등 엄격한 틀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늦은 감이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책 마련에만 치중해 자칫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시기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ICO를 허용했다고 하는 미국, 싱가포르 같은 국가들도 대부분 증권 관련법을 엄격히 적용해 사실상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ICO에 증권거래법상 절차를 적용하고 있는 미국은 이를 근거로 한 ICO를 허가한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